대체불가 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를 지독히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할 이는 아무도 없다고 믿는다 내 존재를 주었던 두 사람, 그들이 떠나고 나는 남았다
아낌없이 내게 오던 사랑이 멈추자 그 사랑의 온도가 얼마나 뜨거웠는지가 느껴졌다 곧이어, 차디찬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.
나는 떠돌며 꽃밭을 헤집고 다녔다 무엇으로도 빈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나를 감싸안아줄 무언가를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품속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다
심리적 거리는 물리적 거리와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친밀한 사이는 물리적 거리를 느끼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꽃은 나를 밀어내지 않고 아주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었다 그 곁에서 발견하는 풍경 너머의 풍경을 통해 나는, 나를 극복하고자 했다 어떤 이유로도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아니까
사랑하는 님의 시선으로 기록된 나의 어릴 적 모습은 가장 친밀했던 기억을 되살려 내며 꽃이 보여준 풍경과 만난다 이제 아련한 빛 속에서 님과 꽃잎이 흐드러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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